오작교

기쁜소식을 전해 드릴께요~

Vega7070 2007. 3. 5. 13:23
 
 

 

 

 

"기쁜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지금은 말고 제 전화를 끊은 다음에 창문을 한 번 열어 보세요….

댁에 창문이 있겠지요? 인간들은 대개 집에다 창문을 만들지요.

너무 작아서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창문 말입니다… 심지어 이 공기 탁한 서울에서

나무 한 그루 없는 삭막한 길로라도 사람들은 창을 내지요. 왜 그런지 아세요?

인간들은 말이지요… 모두 그리워서 그래요…. 그리워서 창문을 만드는 거에요.

 

대문처럼 크게 만들면 누가 들어오니까 작게, 또 대문처럼 크게 만들면 자신이 못 견디고

아무나 만나러 나갈까봐 작게, 그렇게 창문을 만드는 거에요… 엿보려고 말이지요…

몸으로 만나지는 말고 그저 눈으로 저기 사람이 사는구나… 그림자로라도 서로 만나려고…

아니 그림자만 얽히려고, 그래야 아프지 않으니까… 그림자는 상처받지 않으니까….

 

 

각설하고, 왜 창문을 열어 보라고 했는지 말씀드릴 차례이군요.

왜냐하면 말이지요, 놀라지 마세요….

 

 

눈이 오고 있어요…." 

 

공지영 소설, <착한 여자> 中 '호영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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