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바람이 분다---------- 이소라

Vega7070 2011. 7. 18. 10:50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해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바람이 분다 / 이소라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을 때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쳤을 때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하도 서러워

꼬박 며칠 밤을 가슴 쓸어 내리며 울어야 했을때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살고 싶었을 때

어디로든 떠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어

짚시처럼 허공에 발을 내딛은 지난 몇달 동안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사람이 없었으며

사랑받고 싶어도 사랑해 줄 사람이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필요했으며

필요한 누군가가 나의 사랑이어야 했다.


그립다는 것이

그래서 아프다는 것이

내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을

혼자가 되고부터 알았다.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노라

그 모질게 내 뱉은 말조차 이제는 자신이 없다.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그나마 사랑했기에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것마저 없었을 땐

숨을 쉬는 고통조차 내 것이 아닌

빈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은미 / 긴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안다




사랑은 표현하지 않으면 환상이고

슬퍼도 울 수 없으면 고통이며

만남이 없는 그리움은 외로움일 뿐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아쉬운 아픔이 되고

행동이 없는 생각은 허무한 망상이 된다


숨 쉬지 않는 사람을 어찌 살았다 하며

불지 않는 바람을 어찌 바람이라 하겠는가


사람이 숨을 쉬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살아있는 날엔 사랑을 하자

마음껏 울고 또 웃자


살아있는 날엔 / 정유찬












 

 

 

 

 

 

 

 

 

 

 

 

 

 

 

 

 

 

 

 

 

 

 

 

 

 

 

 

 

 

 

 

 

 

 

 

 

 

 

 

 

 

 

 

 

 바람이 분다 - 이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