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그런 그림같은 집이였다.
한적한 바닷가를 걷고 있던 나는,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문을 두드리자 젊은 남자가 나왔다.
잠시 집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는 흔쾌히 안내를 해주었다.
아주 작은 집이었고, 가구도 거의 없었다.
다만 바다를 향해 나 있는 커다란 창이 인상적이었다.
"매일매일 창을 통해 바다를 볼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해요"
내가 말했다. 그는 빙긋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사실 그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이곳으로 이사를 왔지요.
이사를 오고 나서 처음 한 달 동안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혹은 한밤중에도 바다를 바라보았어요.
두 달이 지났을 때는 날씨가 아주 좋은 날만 창을 열고 바다를 보았죠.
세 달이 지나가면서부터는 가끔 환기를 위해 창을 열뿐입니다.
무엇이든 소중한 것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겠죠."
-황경신 그림 에세이, <그림같은 세상>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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