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풀-김수영

Vega7070 2012. 3. 21. 16:26

 

 

풀-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랍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이미지/김영갑갤러리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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