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스크랩] 가을 수태

Vega7070 2006. 9. 30. 16:14

 

 



가을 수태 / 이은심


한 마리 비둘기가
감람나무 잎새를 물어와
창가에 황금이삭처럼 쌓아올립니다

지복의 날이 이르렀노라고...

옷깃 섧게 벌어진 마리아는
봉긋한 가슴 부풀리며
낙원의 냇물이 흘러오는 쪽으로
창밖으로 몸을 내밉니다

박해의 가시덤불에 걸린
재투성이 무거운 치마자락,
울퉁불퉁 돌밭길 걸어오느라
찢긴 살갗에 맺힌 핏방울...

빛나는 날개를 지닌 천사장이
누구도 아닌 그녀의 방에
감람나무잎새를 걸어둠에는
하늘의 뜻이 있습니다

수직의 성탑을 맴도는
독수리의 눈빛이
철통같은 방어에 물샐틈 없습니다

출처 : 가을 수태
글쓴이 : 아침고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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